조인스


황제의 식사.jpg

신고하기
크크동자 조회 수 12544
tfsSe8J.jpg
OxPfNSg.jpg
oo0dQWp.jpg


아래는 차 의원의 체험 수기 전문.

6,300원짜리 황제의 삶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에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아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서비스 선택
댓글
로그인해주세요.
profile image
와글와글 전체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2146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크크동자 2014-08-27 9369
황제의 식사.jpg 크크동자 2014-08-27 12544
2144 하룻밤에 150만원 펜션 file monalisa 2014-08-27 9503
2143 핸드폰 자판별 웃을때 특징.jpg 크크동자 2014-08-29 9075
2142 전설의 중고나라 28억 사기.jpg 크크동자 2014-08-29 10465
2141 출판 업계의 창렬 甲.jpg 크크동자 2014-08-29 8876
2140 족보 따지는 사람들에게 일침.jpg 크크동자 2014-08-29 9164
2139 보기 드문 효자 본받자 2014-08-29 9148
2138 대졸 이상 전문가를 찾습니다 미친나 2014-08-29 9309
2137 비효율적인 한국 클라스.jpg file 크크동자 2014-09-01 10623
2136 세계요리축제의 비극 크크동자 2014-09-01 9004
2135 스타판 역대 최고의 별명 스덕 2014-09-01 8614
2134 삼겹살 김치 논란 file 크크동자 2014-09-01 9606
2133 불쌍한 메시 크크동자 2014-09-01 9318
2132 개가 물먹을때의 비밀.gif 크크동자 2014-09-02 11622
2131 60 ~ 90년대 추석 귀성길 gee 2014-09-02 9517
2130 독일의 전철 ㄷㄷㄷㄷㄷㄷ gee 2014-09-02 11461
2129 외국인들이 꼽은 한국 식당의 충격적인 풍경 5가지 크크동자 2014-09-02 12733
2128 어마무시한 DIY PC 크크동자 2014-09-12 9826
2127 E스포츠의 시작을 알렸던 첫번째 스타리그 ㅋㄲㅈㅁ 2014-09-18 8936
2126 짝사랑을 포기하게 되는 순간들.jpg ㅋㄲㅈㅁ 2014-09-18 9646
2125 한국판 미국판 포스터의 차이 ㅋㄲㅈㅁ 2014-09-18 11236
2124 저지방 식품의 불편한 진실 크크동자 2014-09-19 8814
2123 많이 일하고 조금쉬고 적게돈받는 나라 크크동자 2014-09-19 9119
2122 아빠가 최소 CSI ㄷㄷㄷ gee 2014-09-19 9431
2121 시골집을 너무 오랫동안 비우면.jpg 크크동자 2014-09-19 10175
2120 된밥 vs 진밥.jpg 크크동자 2014-09-19 8931
2119 경상도의 소고기무국.jpg 크크동자 2014-09-19 9469
2118 아담한 복층 주택 file ㅋㄲㅈㅁ 2014-09-19 9448
2117 흔한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의 클라스 크크동자 2014-09-22 8629
2116 고려대 총학, 중앙일보 대학순위평가 거부 크크동자 2014-09-22 8812
2115 일본에서 판매 금지가 된 한국음식.jpg 크크동자 2014-09-22 9274
2114 상위 1%, 장성급 군인의 혜택 후유 2014-09-22 9598
2113 편의점 햄버거 최상위 퀄리티.jpg 우쭈쭈쭈.. 2014-09-22 8959
2112 스브스 EPL 축구 해설위원들에 대한 평가 크크동자 2014-09-22 8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