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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엔지니어의 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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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asian 조회 수 8191
10월 초하룻날 이자(李子, 이규보 자신을 가리키는 말)가 밖에서 돌아오니, 
종들이 흙을 파서 집을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무덤과 같았다. 

이자는 모른 체하며 묻기를,
"왜 집 안에다 무덤을 만들었느냐?"

하니, 종들이 대답하기를,
"이것은 무덤이 아니라 토실입니다."

라고 하기에,
"어찌하여 이런 것을 만들었느냐?" 하였더니,

"겨울에 화초나 과일을 저장하기에 좋고, 또 길쌈하는 부인들에게 편리하니, 
아무리 추울 때라도 따뜻한 봄 날씨와 같아서 손이 얼어 터지지 않으므로 참 좋습니다." 하였다. 

이자는 더욱 화를 내며 말하기를,

"여름은 덥고 겨울이 추운 것은 사계절의 정상적인 이치인데, 만약 이와 반대로 한다면 더 이상해진다. 
옛날에 성인이 겨울에는 털옷을 입고 여름에는 베옷을 입도록 하였으니, 그만한 준비만 있으면 충분할 것인데, 
다시 토실을 만들어 추위를 더위로 바꾸어 놓는다면 이는 하늘의 이치를 거역하는 것이다. 
사람은 뱀이나 두꺼비가 아니므로 겨울에 굴 속에 엎드려 있는 것은 어울리지 않으며, 
길쌈은 하는 시기가 따로 있는데 하필이면 겨울에 할 것이냐? 
또 봄에 꽃이 피었다가 겨울에 시드는 것은 풀과 나무의 정상적인 생태인데, 만약 이와 반대로 한다면 이것은 이상한 물건이다. 
이상한 물건을 길러서 때 아닌 구경거리로 삼는다는 것은 하늘의 권한을 빼앗은 것이니, 
이것은 모두 내가 하고 싶은 뜻이 아니다. 빨리 헐어 버리지 않으면 너희들을 용서하지 않겠다."

하였더니, 종들이 무서워하여 재빨리 그것을 철거하여 그 재목으로 땔나무를 마련하였다. 
그런 후에야 나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2줄 요약

종들이 지혜롭게 온실 만들어서 뭣 좀 해볼려고 하니깐 이규보가 저거 무덤같이 생겼네 하면서 
기분 나쁘다고, 이 이유 저 이유 붙이고 나중엔 협박해서 허물어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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